여행을 집행하다 보면 늘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난다. 갑작스러운 비, 도로 정체, 일정의 꼬임, 그리고 여행자의 다양한 요구까지…. 그 순간 내가 흥분하거나 불안을 드러내면 모두의 분위기가 흔들린다. 가이드의 감정은 곧 여행 전체의 공기를 바꿔버린다.
그래서 나는 배운다. 냉정이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다스리는 힘이라는 것을. 바람은 거세지만 돌담은 무너지지 않는다. 억새는 흔들려도 다시 일어난다. 냉정은 돌담의 단단함과 억새의 유연함을 동시에 품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말, 갑작스러운 사건, 예기치 못한 변화는 늘 찾아온다. 그때마다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다면, 결국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오늘 나는 제주의 돌담 앞에서 다짐한다. 냉정은 차가움이 아니라 지혜다. 그것은 상황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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