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쓸 때마다 조금씩 회복된다.
글은 내 안의 어지러움을 정리하고,
마음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어떤 날은 말로는 도무지 풀리지 않는 감정이 있다.
억울함, 허무함, 서운함,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감까지.
그럴 때 나는 조용히 노트를 편다.
그리고 문장으로 마음을 꺼내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말들이
글 속에서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흘러나온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건 마음의 응급처치다.
피가 멎지 않을 때,
나는 단어로 상처를 누르고 문장으로 봉합한다.
시간이 지나면 흉터는 남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다.
그 흉터가 내 삶의 이야기로 남는다.
제주의 돌담도 세월의 상처를 품고 있다.
비바람에 깎여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 상처의 자리에 이끼가 피어나고,
그 흔적이 돌담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글쓰기도 그렇다.
아픔을 덮지 않고 기록할 때,
그 상처는 나의 이야기가 된다.



글을 잘 쓰려 하지 말고, 나를 이해하기 위해 쓰자.
그것이 가장 깊은 치유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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