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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골든타임/마음의 돌담

“제주가 가르쳐준 아모르 파티, 받아들이는 삶의 태도”

by 郑师傅 2026. 5. 6.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는 말이다.
나는 이 문장을 낙관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체념에 가까운 냉정함이라고 생각한다.
삶은 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리는 원하지 않은 일을 반복해서 만난다.
실패와 상실, 지연과 오해.
기다렸던 사람은 떠나고,
믿었던 마음은 쉽게 어긋난다.
Arthur Schopenhauer는 삶을 고통의 연속으로 바라봤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욕망은 결국 결핍을 만든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괴로움은
“왜 내 뜻대로 되지 않는가”에서 시작된다.
그렇다면 아모르 파티는 무엇인가.
“어쩔 수 없으니 참자”는 말이 아니다.
억지로 웃으며 버티는 태도도 아니다.
내게 아모르 파티는
피할 수 없는 것을 삶의 일부로 인정하는 일에 가깝다.
이미 지나간 일에 오래 매달리지 않고,
바꿀 수 없는 흐름 앞에서 스스로를 소모하지 않는 것.
Seneca는
지나간 일에 분노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삶은
무엇을 얻었는가보다
무엇을 받아들였는가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제주에서 그 감각을 자주 배웠다.
날씨는 마음대로 바뀌고,
바다는 늘 예측을 벗어난다.
계획했던 일정은 쉽게 틀어진다.
비 때문에 길이 막히고,
바람 때문에 배가 끊기고,
기대했던 풍경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많은 사람은 그 순간 실망한다.
“망한 여행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가끔
그 어긋남 때문에 여행이 시작된다고 느낀다.
맑은 성산일출봉만 기대했던 사람이
거센 비바람 앞에 오래 서 있게 되는 순간.
그날의 여행은 더 이상
‘풍경을 보는 시간’이 아니다.
기다림을 배우는 시간이 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하루를 견디는 시간이 된다.
욕망은 좌절되지만,
그 좌절을 밀어내지 않을 때
사람은 조금 조용해진다.
중화권 여행객들에게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한다.
“제주는 컨트롤하는 섬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섬입니다.”
계획을 완벽하게 붙잡으려 할수록
사람은 쉽게 지친다.
반대로 예상 밖의 흐름을 허용하면
여행은 기억이 된다.
일정이 틀어진 자리에
뜻밖의 풍경이 들어오고,
비어버린 시간 속에서
사람은 자기 마음을 보게 된다.
어쩌면 삶도 비슷하다.
인생은 완벽했던 날보다
조금 어긋난 날들이 더 오래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계획대로 흘러간 하루보다,
잠시 멈춰 서게 만들었던 시간을 더 신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