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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골든타임/마음의 돌담

강산의 주인

by 郑师傅 2026. 6. 2.

제주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파도는 서두르지 않고 밀려왔다가 물러가고, 바람은 계절에 따라 방향을 바꿀 뿐 자신의 길을 재촉하지 않는다. 자연은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중국(북송)의 문장가 소식(동파)은 "江山風月,本無常主,閒者便是主人(강산과 바람과 달은 본래 정해진 주인이 없으니, 한가로운 사람이 곧 그 주인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한가로움은 게으름이 아니다. 욕심과 조급함을 내려놓고 지금 눈앞의 풍경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다.

나는 요즘 여행가이드라는 일을 하며 이 말의 의미를 자주 떠올린다.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제주를 보러 오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 제주를 다시 만난다. 매일 같은 바다를 보고 같은 오름을 오르지만, 사람마다 감동하는 순간은 다르다. 누군가는 바람에 감탄하고, 누군가는 노을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는 제주가 가진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한다.

생각해 보면 내가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는 제주를 소유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제주를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을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간다. 강산과 바람과 달의 주인이 따로 없듯, 그 풍경을 온전히 누리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곧 주인이다. 여행가이드인 나는 매일 제주의 강산풍월을 가장 가까이에서 누리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우리는 종종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향유에 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여행객의 환한 미소, "오늘 정말 좋은 하루였습니다"라는 한마디에도 충분한 기쁨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감사한다. 제주를 무대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나누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삶의 주인은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주어진 하루를 온전히 누릴 줄 아는 사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