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济州, 깊이 읽기/제주역사 & 인문학

제주에서 배우는 인생 ⑥ 섬이 가르쳐 주는 거리

by 郑师傅 2026. 6. 16.

제주는 섬이다.

지도 위에서 보면 한반도 남쪽 바다에 홀로 떠 있는 큰 섬이다. 육지와 연결된 다리가 없고, 바다를 건너야만 닿을 수 있다.

오랫동안 이러한 지리적 특성은 제주를 고립된 공간으로 만들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많은 학자와 정치인들이 제주로 보내졌다. 어떤 이들에게 제주는 세상에서 밀려난 땅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들은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정희이다. 그는 제주 유배 시절 수많은 고난을 겪었지만, 그 시간 속에서 자신의 예술과 사상을 더욱 깊게 다듬었다.

세상과 거리가 생기자 오히려 자신과 가까워진 것이다.

나는 이 점이 흥미롭다.

현대인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연락할 수 있고, 세상 모든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외롭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아마도 연결은 많아졌지만 관계의 거리는 사라졌기 때문인지 모른다.

너무 가까우면 서로를 힘들게 한다.

상대의 기대에 지치고, 비교에 흔들리고, 불필요한 감정까지 떠안게 된다.

반대로 너무 멀어지면 관계는 끊어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적당한 거리다.

제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공동체를 중시했다.

하지만 동시에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문화도 갖고 있었다.

넓은 들판과 바다, 오름과 마을 사이에는 늘 적당한 공간이 존재했다.

나는 제주에서 살면서 관계에 대해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숫자보다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사람과 가까워질 필요는 없다.

정말 소중한 몇 사람만 곁에 있어도 충분하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타인의 생각과 행동까지 통제하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것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주는 내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바다는 육지와 제주를 떨어뜨려 놓았지만, 동시에 제주를 제주답게 만들었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거리는 단절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오래 지켜 주는 지혜다.

나는 오늘도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모든 사람과 가까워지려 애쓰기보다,

정말 소중한 사람과 오래 함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섬은 말없이 가르쳐 준다.

가까움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거리라는 사실을.

차귀도
종달항에서 본 우도와 일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