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济州, 깊이 읽기/제주역사 & 인문학

제주 신화에서 배우는 인생 ① 설문대할망, 제주를 만든 거인의 사랑

by 郑师傅 2026. 6. 17.

제주 사람들에게 한라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다.

섬의 중심이고, 삶의 기준이며, 오랫동안 신성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그리고 제주 사람들은 한라산과 수많은 오름의 탄생을 설명하는 독특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

바로 설문대할망 이야기다.

설문대할망은 제주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여신이다.

전설에 따르면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르며 제주섬을 만들었다고 한다. 치마에서 흙이 떨어진 곳마다 오름이 되었고, 크게 쏟아진 흙은 한라산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제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백 개의 오름은 그래서 단순한 화산 지형이 아니라 설문대할망의 발자취로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신화다.

하지만 신화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신화는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했는가를 보여준다.

과학이 없던 시대의 제주 사람들은 거대한 한라산과 수많은 오름을 보며 생각했을 것이다.

"이토록 거대한 자연은 평범한 존재가 만든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존재가 설문대할망이다.

나는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모를 떠올린다.

부모는 자식에게 세상을 만들어 주는 존재다.

자식이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고, 넘어지면 일으켜 세우고, 때로는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묵묵히 뒷받침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식은 그 사실을 나중에야 깨닫는다.

설문대할망도 그렇다.

제주를 만들었다는 거대한 여신의 모습 뒤에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존재의 모습이 숨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인생에서 진짜 위대한 사람은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다.

많이 남긴 사람이다.

돈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명예도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그러나 누군가를 위해 흘린 땀과 사랑은 오래 남는다.

설문대할망이 오늘날까지 제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녀는 무엇을 가졌는가보다 무엇을 남겼는가를 보여주는 존재다.

나는 제주를 안내하며 수많은 오름을 지난다.

그때마다 생각한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쌓아 올린 것보다, 자신이 남겨 놓은 것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설문대할망은 오늘도 한라산 너머에서 조용히 묻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은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